- 작성시간 : 2012/04/07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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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는 해부학실습을 했다.
본과 1학년 때 이후로 첫 해부학 실습이었다.
병원 실습 중에서 선택실습이 있는데 기초과목 중에서 해부학을 골라서 1주일 동안 돌게 된 것이었다.
선배님들이 개원한 로컬 병원과 마취통증의학과 실습을 뛰면서
역시나 정말 중요한 것은 해부학이구나라고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나 환자에게 침습적인 시술을 할 때에는 정확한 해부학 지식이 있어야만 자신있게 할 수가 있는 것이다.
마취통증의학과 실습을 돌면서 기관 삽관, 동맥혈 채혈, 정맥혈 채혈을 하게 되었는데
제대로 아는 것이 없으니 막상 시켰을 때,
교감 신경이 활성화화 되면서 눈 앞이 하얗게 되고 머리속은 엉망진창이 되며 심장이 쿵쾅쿵쾅 뛰는데,
혹시나 환자에게 해가 가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두려움에 벌벌 떨게 되고 마는 것이었다.
그 때 문득 느꼈던 것이 나의 해부학적 지식이 너무나 부족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것이 이번주 해부학 선택실습을 돌게 된 계기였던 것이다.
1학년들의 본격적인 해부실습이 이번 주였기 때문에 교수님들이 시키는 일을 하느라 정말 눈코뜰새 없이 바빴다.
특히나 어제 추모식을 하는데 내가 1학년 때의 일이 갑자기 생각나는 것이었다.
이제는 카데바를 봐도 익숙하고 하나의 실습의 대상으로서 생각하고만 있었는데
갑자기 이것이 살아서 숨을 쉬던 실제 사람의 몸이었다고 생각하니 무엇인가 숙연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제 고작 3년 째 공부를 시작하는 데 정말 중요한 무엇인가를 잊고 지냈던 것이 아닌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아직 나는 멀었구나라고 다시 생각하게 되었던 것이다.
오늘은 수술방에서 기관삽관 시험이 있었다.
마취통증의학과 실습을 돌면서 실제 수술을 받으러 수술실에 들어온 환자들에게 기관삽관을 할 기회가 총 4번 있었다.
1번은 레지던트 선생님이 도와주셔서 성공할 수 있었고, 나머지 3번은 처음부터 내가 시행했는데 모두 실패해서
어쩔 수 없이 레지던트 선생님이 다시 시행을 했다.
(환자분에게 최대한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했습니다. -- 오해가 없으시길 바라며...)
환자는 마취상태로 들어가고 근육이완제가 작용해서 스스로는 호흡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기관삽관을 시행하는 것이다.
기관삽관하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리면 환자의 혈중 포화 산소 농도가 감소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브레인 데미지를
받게 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인 것이다.
책을 보고 배우면서 머리로 상상할 때에는 별로 어렵지 않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실제로 해보니 세상일이라는 것이 쉬운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실제 선생님들이 하는 것을 보면 전혀 어려움 없이 기관으로 튜브를 슥슥 집어 넣는데
역시나 이래서 의술을 아트(Art)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
과학(Science)처럼 반복적으로 재현가능한 일과는 다른 성격의 작업이다.)
어제는 해부학 추모식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급박한 요청을 받았다.
오늘 결혼하는 선배의 결혼식 오브리 부탁을 받은 것이다.
의학을 공부하면서 느끼는 것은 언제나 '돌발상황'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옛날 같았으면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을 텐데, 이제는 어떻게든 가능하게 하는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긴급하게 동아리 멤버들을 모아서 밤을 지새며 연습을 했다.
다음주가 시험이어도 그런 것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다행히 오브리가 한 두번 뛰는 일이 아니다.
레퍼토리도 다 알고 있고 중요한 것은 호흡을 맞춰서 익숙해지는 것뿐이다. --;;;
더 큰 문제는 마취과 시험을 보고 식장까지 제 시간에 맞춰서 들어갈 수있느냐였다.
결국 결혼식 시작 5분 전에 간신히 들어가서
연습 없이 오브리 연주를 했고
결론은 ......................--(묵념)
형 정말 죄송해요.
그리고 감사해요. (오브리 연주비를 받아 돈을 새보며...)
그리고 다시 한 번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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